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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의 전설·설화 legend and tales

춘천시 동내면 거두리의 효자(孝子)전설

부모위해 송장을 삶은 효자

부모위해 송장을 삶은 효자 효자동(孝子洞)에 '효자' 라는 단어가 동네 이름으로 쓰이기 전, 옛날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총각이 있었다. 총각은 홀어머니를 극진하게 모셨다. 그런데 홀어머니가 병환으로 누우시게 되었다. 총각은 열일을 제치고 백방으로 약을 구해다 드렸다. 그러나 홀어머니의 병환은 점점 깊어만 갔다. 어머니의 병구완에만 전심하느라 총각도 날로 여위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총각은 지치고 지쳐 어머니 옆에서 잠이 들었다. 구름이 몰려와서는 흩어지며 하얗게 센 머리를 늘어뜨린 할아버지가 나타났다. 노인은 또렸하게 말했다. "대룡산으로 가거라. 골짜기에 시체 세 구가 있을 것이다. 시체중 가운데 시체의 목을 잘라다가 푹 고아서 어머니께 드려라." 말을 마치고 노인은 사라졌고 총각은 잠에서 깼다. 그날 저녁 총각은 어둠 속에서 골짜기를 헤메다가 드디어 시체 세 구가 누워 있는 곳을 찾아냈다. 총각은 무서운 줄도 모르고 그 가운데 시체의 목을 잘랐다. 그리고 그것을 싸 가지고 집으로 돌아와 가마솥에 넣고 삶았다. 한밤중에 시체의 머리를 삶은 물을 마시고 어머니는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이튿날 가마솥을 다시 열어보니 산삼뿌리가 그 속에 있는 것이 아닌가!

지금의 동내면(東內面) 거두리(擧頭里)는 그때 그 총각이 시체의 머리를 들고 온 곳이다. 처음에는 거수리(擧首里)였었는데 후에 거두리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야기는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원기를 회복한 어머니는 딸기가 먹고 싶다고 하였다. 총각은 다시 대룡산으로 갔다. 그러나 한겨울에 딸기가 있을 리 없었다. 산골짜기에는 눈보라만 휘몰아치고 있었다. 총각이 추위에 떨며 지쳐 있을 때 맞은편 골짜기에 이상한 기운이 돌며 흰 눈 속에 다홍빛이 뭉텅이 지어 환상처럼 어른거렸다. 총각이 기운을 차려 달려가 보니 그것은 바로 딸기였다. 총각은 기쁨에 겨워 합장배례하고 딸기를 땄다. 내려오던 중 눈보라치는 캄캄한 산속에서 길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어둠 속에서 두 눈에 빛을 발하며 호랑이가 나타났다. 총각은 정신을 차리려고 기를 썼으나 목이 타고 온몸이 오싹 해지는 것을 이겨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호랑이는 온순한 몸짓으로 총각 앞에 와 엎드리고는 등에 올라타라는 시늉을 하였다. 호랑이는 총각을 등에 태우고 총각의 집으로 데려다 주고는 사라졌다.

이러한 일이 세상에 알려지자 나라에서는 이를 가상히 여겨 그 총각이 사는 마을에 효자정문(孝子旌問)을 세워 표창하였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그 마을을 효자문 거리라고 불렀다. 이곳이 바로 춘천의 효자동이다. 효자정문은 지금의 효자동 춘천우체국 자리에 있었다. 어느 기록에 의하면 이 전설의 주인공은 조선시대의 반희연 이라 한다. 그는 그의 어머니가 병환에 드셨을 때. "제가 앞으로 살 햇수 만큼 저에게서 떼어 내어 그만큼 더 어머니를 오래 살게 해 주십시오" 라고 간절히 기도하여 효험이 있었다고 한다.

춘천역사 전설 설화 사진 춘천역사 전설 설화 사진

춘천시 북산면 청평리의 상은(相恩)뱀 전설

공주를 사랑하다 뱀이 된 총각

옛날 옛적에 중국에서 있었던 일.
어느 미천한 가정의 총각이 가엾게도 임금의 딸 공주를 사랑했다. 비록 그의 가정이 미천하기는 하지만 그 총각의 순박한 진실성에 공주도 마음이 차츰차츰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를 눈치챈 임금은 당황했다. 임금은 미천한 총각으로부터 공주를 떼어 놓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하였으나 허사였다. 그 총각이 공주에 대해 가지고 있는 사랑의 집념은 그만큼 강했다. 이에 임금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 미천한 총각을 죽여 버렸다. 그 후 어느 날 밤 공주가 혼자 있는 방에 커다란 뱀이 기어 들어왔다. 공주는 놀라서 질겁을 하였으나 속수무책이었다. 뱀은 공주의 몸을 아래에서부터 위로 칭칭 감아 올라갔다. 그리고는 영영 공주를 풀어주지 않았다. 뱀은 대가리를 바로 공주의 얼굴 앞에 대고 쏘아보며 혓바닥을 날름날름 놀렸다. 공주가 음식을 먹으려 하면 뱀이 먼저 빼앗아 먹기도 하였다.

공주는 그 뱀이 바로 자기를 사랑했던 총각의 화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임금에게 죽임을 당한 미천한 총각이 죽어서 뱀이 된 것이다. 뱀은 끝끝내 공주의 몸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공주는 날로 여위어 갔다. 임금은 나라안에서 유명한 점장이나 의원들을 불러 보았으나 허사였다. 온갖 방법이 다 허사로 돌아가자 임금은 공주에게 시키기를 중국의 명산대찰을 찾아다니며 부처님께 빌라고 하였다. 중국의 명산대찰은 효험이 없다는 것을 알고 공주는 고려의 명산대찰을 찾아다니며 부처님께 빌기로 하였다. 고려 땅에 들어와서 공주는 지금의 강원도 춘천에 있는 청평사(淸平寺)가 유명 하다는 소문을 들었다. 청평사 입구에 이르러 공주는 뱀에게 말하였다. “절에 들어가 불공을 드리고 올 테니 잠깐만 나를 풀어다오.”

중국에서는 전혀 말을 듣지 않던 뱀이 이번에는 이상하게 말을 잘 들었다. 공주는 절에 들어가 가사불공(袈裟佛供)을 드리고 있었다. 절 입구에서 공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던 뱀은 아무리 기다 려도 공주가 나오지 않으므로 절로 기어 들어갔다. 뱀이 회전문(廻轉門)에 이르자 갑자기 뇌성벽력이 울리며 폭우가 쏟아졌다. 뱀은 회전문 앞에서 회전하여 물에 쓸려나갔고 공주는 비로소 자유 로운 몸이 되었다. 그 회전문이 지금도 남아 있고 청평사 계곡의 공주폭포는 그때 뱀이 쓸려간 폭포이다.

춘천역사 전설 설화 사진 춘천역사 전설 설화 사진